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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는 늦었다고 말할 수 있는 나이.
25살.
나는 새로운 꿈에 도전했다.
포시즌스 호텔, OUL Bar 바텐더.
졸업하고 내가 가지게 된 첫 직업이다.
술에 관심이 많아서 준비했던 바텐더지만 아직까진 인식이 좋은 편이 아닌 직업.
부모님의 작은 반대에도 불구하고, 그래도 부끄럽지 않은 자식이 되기 위해
5성급 호텔에 취업을 했지만 건강상의 문제로 그만둬야만 했다.
내가 준비한 모든 것이 부정당하는 기분이였다.
누구보다 바텐더라는 명사에 어울릴 수 있었는데 꿈이 눈 앞에서 무너졌다.
이제는 꿈을 정해야 한다는 압박감 속에서
한달 남짓한 시간을 방황속에서 살았다.
그러다 문득 든 생각,
" 사무직밖에 할 수 없다면, 좀 더 의미있는, 전문적인 직업은 없을까? "
있다.
아니 있었다.
IT 관련 지식이 너무나도 얕은 나에겐 진입장벽이 높았던 개발자의 길.
고민보단 GO 를 택한 나는 급하게 국비지원 학원을 알아보고 등록했다.
수업 첫 주, 아무것도 머리에 들어오지 않았다.
String fuxx = "뭔소리임?";
String[] fuxxing = { "아 그래서", " 어떻게 하는거냐고ㅋㅋ" };
System.out.println(fuxx); // 뭔소리임?
for (int i = 0; i < fuxxing.length; i++) {
System.out.print(fuxxing[i]); // 아 그래서 어떻게 하는거냐고ㅋㅋ
}
수업내내 들었던 생각이다.
개발에 처음 입문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말한다.
딱 2주만 버텨라.
물론 평생 공부를 해야하는 직업이지만 2주만 죽어라 공부하면
지금 이 글을 보고있는 당신, 너도 할 수 있다.
아직도 드는 생각이지만 내가 학창시절에 이렇게만 공부했으면
서울대 컴공 씹어먹었다.
진짜다.
하여튼 진짜라고.
그렇게 6개월을 버티고 준비해서 나는 좋은 회사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고,
지금도 그 회사를 다니는 중이다.
취업하고 4개월동안 교육을 진행하고,
오늘 처음으로 파견된 프로젝트에 투입돼서 1일차 교육이 끝났다.
내가 그리는 미래를 IT 계열로 정했으면 공부를 손에서 놓지 말았어야 했지만.....
회사에서의 교육이 힘들다는 이유로 잠시 소홀해졌다.
나는 얄팍한 지식으로 잘난 척하는 부류가 싫다.
하지만 이대로라면 내가 누군가에겐 그런 사람이 되어 있을 것만 같았다.
회사는 공부한 것을 발휘하고 뽐내는 곳이지,
공부를 시키는 곳이 아니다.
그럼에도 공부를 시키고, 자기개발에 힘써주며, 내가 설계한 미래에 한걸음 더 나아갈 수 있도록
등을 밀어주는 회사에 지금 내가 있다면,
기회를 절대 놓치지 말자.
위기를 마주할 일은 앞으로 수도 없이 많을 것이다.
난 그런 것들을 위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진짜 위기는,
위기인데도 불구하고 위기인 것을 모르는 것이다.
그보다 더 큰 위기는,
위기인걸 아는데도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다.
아직 얼마되지 않은 개발자로써의 삶이지만
나는 지금이 위기라고 생각한다.
나태해져 있는 내 자신을 발견한 지금,
그 동안 미뤄왔던 것들을 실천해 나아가며
이 위기를 기회로 만드려고 한다.
이 블로그가 그 시작점이 될 수 있기를.